책 전문가 엄마들이 고른 그림책

아이들은 책을 통해 우주를 만난다.

책을 사랑하고 직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가 엄마들이 추천하는 그림책을 모았다.

<채널예스> 에디터

엄지혜 추천

월간 <채널예스> 에디터로 6세 아들을 둔 엄마다.

저서로는 <태도의 말들>이 있다.

<규칙이 있는 집>

글·그림 맥바넷

규칙을 잘 지키는 동생 이안과 그런 동생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누나 제니.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아이가 숲속 통나무집으로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그림책이다.

즐겁고 신나는 여행을 상상하며 도착한 통나무집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상반된 성향의 남매는 과연 이 규칙이 있는 통나무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여느 그림책과 달리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몰입도를 높이고, 세계 걸작 그림책에 걸맞은 흥미진진한 그림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속도와 거리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글·그림 마딜레나 마토소

책 속의 상상력은 글과 그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저자는 평면 그림의 2차원적 한계와 책의 물성을 뛰어넘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수십, 수백 개의 여행기를 펼쳐놓는다.

예술적 감수성이 뛰어난 아이, 사색을 즐기는 철학가형 아이에게 읽어주면 특히 좋을 듯. 아이들마다 각기 다른 여행 이야기로 이 책을 기억할 것 같다.

<두더지의 소원>

글·그림 김상근

첫눈 오는 날 집으로 가던 두더지는 작고 하얀 눈덩이를 만난다. “안녕?” 가볍게 코를 대고 인사하는 주인공 두더지의 귀여운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다.

눈덩이에게 조곤조곤 속내를 털어놓는 두더지를 보며 아이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고 첫눈을 만난 두더지의 세계로 자연스레 빠져든다. 어떤 설명 없이 그림만 보고 있어도 왠지 흐뭇해진다.

그림책 읽어주기 귀찮아하는 아빠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포근한 그림도 인상적. 3세부터 성인까지 모두에게 추천한다.

<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 | 그림 오현경

‘민들레는 민들레’로 시작하는 이 책은 2015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으로 자녀에게 자존감을 길러주고 싶은 부모에게 추천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우리 가까이에서 피고 지고 다시 싹틔우는 생명의 순환을 보여주는 꽃이다. 민들레의 한살이를 다룬 그림책이 꽤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 책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민들레를 바라본다.

길가에서도, 들판에서도, 꽃이 져도, 씨가 맺혀도, 바람에 날아가도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것. 모습은 조금씩 바뀌어도 ‘나는 나’라는 사실이 바뀌지 않듯이 말이다.

민들레 대신 아이의 이름을 넣어 읽어줘도 좋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문득문득 생각날 그림책이다.

그림책 테라피스트

김소영 추천

한국그림책테라피협회 대표이자 그림책 큐레이터,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테라피>를 출간했다.

<아빠가 달려갈게!>

글·그림 김영진

아이에게 부모는 가장 크고 든든한 마음의 울타리다. 아무리 외롭고 막막해도, 또 두렵고 무서워도 자신을 언제나 사랑하고 지지하는 부모가 있다는 사실 하나로 아이들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아빠가 달려갈게!>는 혼자 있는 것처럼 막막할 때, 세상에 자기편이 하나도 없다고 느낄 때, 슬프고 힘들 때 “네가 필요하다면 아빠는 어디든 달려갈 거야”라고 든든하게 말해주는 책이다.

<엄마가 너에 대해 책을 쓴다면>

스테파니 올렌백 | 그림 데니스 홈즈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 벅찬 감동에 울컥할 때가 있다. 그 감정을 글로 옮긴다면 어떤 단어로 나열할 수 있을까.

<엄마가 너에 대해 책을 쓴다면>에는 ‘더 바랄 게 없는’, ‘빗방울처럼 맑은’, ‘네가 얼마나 놀라운 아이인지’ 등 아이를 향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글귀가 가득하다. 듣는 아이보다 읽어주는 엄마가 먼저 감동하는 다정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한 번쯤 내 아이에 대해 엄마의 언어로 책을 써보는 건 어떨까. 부모가 사랑하고 믿어주는 만큼 아이들은 쑥쑥 자라니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말>

이현정 | 그림 박재현

말의 힘은 세다. 특히나 말랑말랑한 아이들의 마음속에 콕 틀어박힌 말은 때로 상상하는 것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이 책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마음 깊이 새기면 좋을 말, 가장 소중하게 사용했으면 하는 말을 모았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괜찮아 등 세상에 존재하는 소중한 말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룬다.

책을 읽고 나서 아이랑 같이 가장 좋아하는 말, 가장 힘이 되었던 말,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

북 칼럼니스트

최지연 추천

출판사 ‘라곰’의 편집자이자 작가로 7살, 4살 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결혼은 아직도 연애 중> 등을 집필했다.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글·그림 김영진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은 직장인만큼이나 월요일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서두르라고 재촉하며 저만치 앞서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는 유치원과 회사에 있는 엄마와 딸의 하루를 그린 책이다. 아이는 엄마가 회사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잘 모른 채 그저 자기를 유치원에 보내고 놀아주지 않는다고만 생각한다.

그때 엄마가 출퇴근길에, 회의 중에, 점심 식사 중에, 일을 하는 중에 순간순간 얼마나 많이 아이를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아이에게 못 다한 진심을 전하기에 좋은 책이다.

<왜냐면>

글·그림 안녕달

“왜?”라는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들. 아이는 별것 아닌 일상의 풍경에도 호기심을 보이고 어김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질문을 해댄다.

아이의 모든 부름과 물음에 답해주는 게 좋은 부모의 태도라는 건 알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종종 “그냥 그런 거야”, “설명하기 힘들어”라며 말꼬리를 자르게 될 때 이 책을 보면 마음을 한결 다잡게 된다.

삽화 곳곳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는 이 책의 덤이다.

<아빠! 머리 묶어주세요>

글·그림 유진희

엄마, 아빠, 아이만 있던 집에 둘째가 태어났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아이에게 동생의 존재는 실로 엄청난 충격. 아기가 독차지한 엄마의 빈자리는 첫째 아이는 물론 아빠에게도 생소하다.

첫째에게 동생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엄마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 아빠의 사랑도 엄마의 사랑만큼 힘이 세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 더욱 마음이 간다.

<안아줘!>

글·그림 제즈 앨버로우

아기 침팬지 보보는 홀로 정글 숲을 돌아다니며 여러 동물을 만난다. 코끼리, 뱀, 사자…. 그런데 모두가 하나같이 서로 꼭 안고 있다.

보보는 친구들을 보며 자기도 안아 달라고 말하지만 친구들은 보보를 안아줄 수가 없다. 결국 눈물을 터뜨린 보보 곁에 엄마가 나타난다. 엄마를 본 보보는 얼마나 반가웠을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특별한 추억을 쌓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엄마랑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읽은 책을 아이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Editor : Kim Eun Hyang(Freelan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