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오트쿠튀르 리포트

풍성한 볼거리, 다양한 메시지와 이슈로 가득했던 2019 S/S  오트쿠튀르 컬렉션.

실용성은 없지만 오트쿠튀르 쇼에서 선보인 컬렉션들의 컬러 팔레트, 텍스타일, 모티브, 실루엣 등은 대중 패션의 트렌드를 제시하며, 기성복 디자인을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물론 패션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이슈도 꼬집을 줄 아는 의미 있는 컬렉션이기에 여전히 관심과 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
Balmain
오트쿠튀르(Haute-Couture) 컬렉션은 일반 기성복 패션쇼 프레타포르테(Pret-a-Porte)와 달리 파리의상조합이 엄선하여 선발한 디자이너들만 참여할 수 있는 고급 의상 박람회다. 엄격한 선별을 위해 다양한 조건의 규정이 있고 조합에 소속된 브랜드를 포함해 약 100여 개 브랜드에게 참가 자격이 부여된다. 브랜드의 철학을 시각화하는 데 의미가 있으며, 소장 또는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어 많게는 수억 원까지도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세계적으로 대략 2000여 명의 소비자층을 이루는 오트쿠튀르 컬렉션의 주 고객은 프랑스 사교계층이며 최근에는 재력을 갖춘 러시아, 중국 및 중동 여성들도 합세했다.
Chanel
이번 오트쿠튀르 컬렉션 때부터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무성한 소문이 끊이지 않던 칼 라거펠트의 건강 이상설은 지난 2월 그가 파리에서 타계하며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슬픔을 전했다. 이로써 샤넬과 펜디의 2019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현대 패션 디자인계의 전설,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쇼가 되었다. 18세기 지중해식 빌라와 정원으로 그랑 팔레 내부를 장식한 샤넬의 오트쿠튀르 쇼는 웅장한 규모와 특유의 화려한 디자인으로 봄을 알렸다. 이번 쇼에서는 샤넬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디렉터 버지니아 비아르드가 대신 인사를 전했는데, 칼 라거펠트의 별세 이후 그의 뒤를 이을 샤넬의 새로운 후임자가 누가 될지 패션계가 술렁이고 있다.
Christian Dior
최근 오트쿠튀르 컬렉션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디올은 지난 시즌 페미니스트 슬로건을 담은 티셔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9년 컬렉션의 주제는 ‘서커스’다. 디올은 1950년대 이미 서커스 콘셉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존 갈리아노에 의해 재해석되었으며 이번 2019년 크리에이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에 의해 다시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디자인은 전혀 다르지만 이번 컬렉션에 숨겨진 의미 역시 지난 시즌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이다. 모델들은 서커스의 주요한 역할인 광대로 분해 등장하는데, 디올이 말하는 광대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광대 그 자체라는 것.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서커스와 축제의 현장을 재현하며 그 속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지닌 중성의 광대를 통해 평등의 의미를 던진다.
Viktor & Rolf
빅터앤롤프는 이번 시즌 컬렉션으로 인스타그램 스타로 등극했다. 패션 스테이트먼트(Fashion Statement)를 콘셉트로 재기발랄한 명언을 드레스 위에 새겼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듯 트렌디한 폰트와 그래픽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No, Photos Please’란 문구를 등장시킨 것. 하지만 수많은 관객들은 사진 금지라고 쓰인 드레스를 보며 뜨거운 촬영 세례를 퍼붓는 위트 있고 아이러니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ditor_ Anabaï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