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REAM HOUSE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아이를 위해 아파트 생활을 접고 전원주택 짓기에 도전한 박성우, 강은정 부부. 아이를 위해 짓기 시작한 광교의 듀플렉스 하우스는 친환경과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건축, 재미난 구조로 가족에게 딱 맞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집으로 완성되었다.

햇살처럼 웃는 모습이 꼭 닮은 강은정 씨와 딸 재윤. 채광을 위해 전면에 작은 창을 군데군데 냈다. 창의 크기작가아 도로의 차 소리와 집 앞 공원의 아이들 뛰어 노는 소리가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좌충우돌 첫 우리 집 짓기

서울에서 차로 40분쯤 걸리는 광교 신도시는 주택가 근처에 숲과 공원이 많이 조성돼 있고 도로 역시 잘 정비되어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로 꼽힌다. 내 집 짓기의 꿈을 실현하려는 젊은 가족이 이곳에 많은 이유다. 광교 호수공원 옆 한적한 전원주택가에 들어서면 기다란 직사각 형태의 땅에 ‘툭’ 하고 내려앉은 듯 길쭉한 외관의 박공지붕 주택을 볼 수 있다. 3층 다락을 포함해 지상 2층 규모의 벽돌과 화이트 스터코로 외관을 마감한 이곳은 박성우, 강은정 부부와 딸 재윤이가 살고 있는 집이다. 리나는 딸 재윤이의 세례명으로 ‘리나네 집’이란 이름으로 SNS에 집 짓는 과정을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2층 재윤이의 공부방과 연결된 데크. 아이랑 같이 키우는 허브와 채소 화분을 놓아두었다. 다락이 있는층 3에도 작은 데크가 있는데, 여름에는 재윤이의 수영장으로 변신한다. 테이블은 페르몹, 의자는 비트라 제품.
부부가 집을 짓기로 결심한 것은 딸 때문이다. 재윤이는 태어난 직후부터 집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온몸에 심한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다. 부부는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살던 아파트 대신 숲과 가까운 주택으로 이주했다. 덕분인지 3년 동안 아이의 증상뿐 아니라 가족의 마음도 치유될 수 있었다. 결국 부부는 아파트로 돌아가지 않고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먼저 한정된 예산을 고려해 듀플렉스 주택을 짓기로 한 다음 땅을 찾기 시작했다. 듀플렉스 하우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두 채의 집을 지을 수 있고, 그마저도 한 채는 임대해서 비용 부담을 더는 장점이 있어 선택했다. 부부가 원한 집의 위치는 남편의 직장과 가깝고, 근처에 재윤이가 다닐 수 있는 숲유치원이 있으며, 숲이 가까울 것이 조건이었다. 신중하게 지역을 물색한 끝에 마침내 최근 뜨는 광교의 전원주택지에서도 몇 개 남지 않은 땅 중 대지 면적 255.10㎡(77.17평)의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땅을 발견했다.
거실 창 주변에 자작나무 선반을 짜 넣어 소품을 놓아두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식탁 위 조명 높이를 정하기 위해접 직 줄자를 들고 가구 매장에 가서 길이를 쟀다는 부부. 화병은 이딸라, 조명은 루이스폴센, 원형 테이블은 디엔디파트먼트, 주방 의자는 셀레티, 펌리빙, 비트라 제품.
하지만 난관이 이어졌다. 주택에 스마트홈을 구축하고 싶다는 공대 출신 남편의 야심과 갤러리에서 일한 아내의 감각적인 취향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건축가를 찾기란 쉽지 않았던 것. 겨우 부부의 로망을 이해하는 건축사사무소를 찾은 후에도 설계에만 6개월, 시공에는 두 계절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건축 면적 118.42㎡(35.82평)의 집은 중앙 현관을 기준으로 왼쪽이 ‘리나네 집’, 오른쪽은 임대주택이다. 한 필지에 집 두 채가 들어서는 듀플렉스 하우스이지만 입구의 동선과 마당을 나누어 독립적으로 설계해 프라이버시가 보호될 수 있도록 했다.

숲 속을 닮은 친환경 스마트홈

특히 재미난 공간은 거실과 주방이 이어진 오각형 모양의 다이닝 키친. 테라스를 만들기 위한 그녀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공간이다. 엄마가 요리나 설거지를 하면서 아이, 남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곳은 싱그러운 자연과 더불어 가족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자주 보내는 곳이다. 주방이 유난히 깔끔한 이유는 가전을 모두 빌트인으로 수납한 덕분이다.
조리대는 거실을 향한 대면식 아일랜드로 설치하고 그 앞쪽으로 원형 식탁과 조명, 작품을 걸어 그림 같은 다이닝룸이 완성됐다. 그리고 조리대 맞은편 벽에 창을 내어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테라스 쪽에는 폴딩도어를 설치해 요즘 같은 계절엔 활짝 열어 개방감을 즐기고 환기가 필요할 때도 편리하다. 무엇보다 사계절 내내 거실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오는 햇살을 즐길 수 있다. 2층에는 부부가 쓰는 침실과 재윤이의 놀이방 겸 공부방, 화장실 그리고 가족실을 만들었다. 2층의 가족실과 창가는 모두 재윤이의 놀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널찍한 정원을 지나 집으로 들어서면 입체적이고 재미난 구조의 실내가 눈에 들어온다. 집 내부는 1층에 주방과 게스트 화장실, 다용도실을 두고, 2층에 부부 침실과 재윤이의 놀이방 겸 공부방, 가족실을 만들었다. 심플한 화이트 컬러를 기본으로 친환경 페인트를 칠하고 자작나무 합판으로 책장, 계단, 선반을 제작해 집 안이 전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부부가 직접 발품 팔아 구입한 디자이너 조명과 가구, 그리고 계절마다 바뀌는 그림이 포인트가 되어 마치 숲 속의 작은 갤러리 같다.
가족의 실제 거주 공간은 56㎡(17평) 정도다. 외관은 일반적인 듀플렉스 주택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실내 공간은 가족의 취향을 고려해 설계한 게 특징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집 안에 그림 걸 위치를 미리 정하고 1층의 구조와 가구 배치를 건축가에게 전달하는 등 강은정 씨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똑똑한 집을 만들고 싶은 남편의 바람도 구현했다. 구글 네스트(NEST)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을 만든 것. 집 안의 냉난방을 비롯해 전등과 화재감지기 등 각종 센서와 기기가 자동으로 제어되는 기술이다. 박성우 씨가 외국 논문까지 뒤져가며 1년여간 독학한 다음 직접 설치까지 한 것으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집 뒤편에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정원과 텃밭이 있는데, 요즘에는 꽃이 피고 지는 풍경을 가족이 함께 보며 즐긴다. 친정어머니가 가꾸는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집에서 느리지만 행복하게 사는 법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는 강은정 씨. 어릴 때 아카데미 과학 상자를 가지고 놀던 남편 김성우 씨와 빛, 그림자, 그림을 사랑하는 아내 강은정 씨가 그랬던 것처럼 재윤이 역시 엄마, 아빠의 정성이 담긴 집에서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라고 있다. 가족 모두의 이야기가 따스하게 녹아든 ‘리나네 집’이 특별해 보이는 이유다.
Editor_ Hwang Sun Young
Photos_ Kim Tae 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