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 Dust Guide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연일 미세 먼지로 가득 찬 뿌연 하늘. 하루가 멀다 하고 스마트폰에 울리는 재난 문자메시지. 외출을 하거나 집 안 청소를 하는 등 평범한 일상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더 고민스럽다. 당분간 이 상황이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미세 먼지 때문에 이민을 가야겠다는 농담이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 2월 15일 미세 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이를 저감하기 위한 권한과 조치를 지자체에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미세 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법)’을 시행했다. 미세 먼지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정기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등 미세 먼지의 공습에 적극적으로 맞서겠다는 취지다. 제도가 자리 잡는 동안 매일 미세 먼지와 마주하는 우리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아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 먼지

1 미세 먼지는 왜 위험할까?

미세 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대기오염 물질이다. 직경 10㎛ 이하를 미세 먼지라고 하며 초미세 먼지는 이보다 작은 2.5㎛ 이하의 먼지를 뜻한다. 미세 먼지의 유해성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크기가 작아 코나 기관지에 걸러지지 않고 체내에 쉽게 침투하며 폐까지 들어와 천식이나 폐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한 몸속에 들어온 미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작용하며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초미세 먼지는 머리카락 두께의 1/20에 불과할 정도로 크기가 작아 건강에 더욱더 위협적이다. 혈관으로 침투해 다른 인체기관으로 이동하며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도 미세 먼지 농도가 심한 날에는 유독 눈이 간지럽거나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 미세 먼지는 신체 각 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눈에는 각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고 기관지에 미세 먼지가 쌓이면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져 기관지염, 천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폐포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혈관에 침투하면 염증을 일으키고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면역 체계가 미숙한 아이들과 임신부에게는 미세 먼지가 특히 치명적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 미세 먼지 예보 등급별 주의 사항

우리나라의 미세 먼지 예보 등급은 국제기구(WHO 권고치), 국외 사례, 국내 대기질 상황,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하고 인체 위해성을 근거로 기준을 설정한다.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총 4단계로 예보 등급이 나뉜다. 나쁨 이상일 때는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므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좋음 미세 먼지 0~30㎍/㎥, 초미세 먼지 0~15㎍/㎥ 일반인뿐 아니라 민감군에게도 영향이 유발되지 않는 수준
보통 미세 먼지 31~80㎍/㎥, 초미세 먼지 16~35㎍/㎥ 일반인뿐 아니라 민감군에게도 영향이 유발되지 않는 수준
나쁨 미세 먼지 81~150㎍/㎥, 초미세 먼지 36~75㎍/㎥ 심혈관질환 4.6%, 만성폐쇄성 폐질환 9.4%, 천식 2.4% 증가 매우 나쁨 미세 먼지 151㎍/㎥ 이상, 초미세 먼지 76㎍/㎥ 이상 사망률 5% 증가

미세 먼지, 오해와 진실 Q&A

Q 흐리고 뿌연 날에는 무조건 미세 먼지가 많다? NO

보통 미세 먼지 농도가 높거나 대기질이 좋지 않으면 스모그 현상으로 뿌연 회색빛으로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공기가 나쁘지 않더라도 날씨에 따라 흐리거나 안개가 발생해 뿌옇게 보일 수 있으며 반대로 날이 맑아도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을 수 있다. 날이 흐리다고 해서 반드시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것은 아니므로 실시간 대기질 농도를 확인해 정확한 수치를 체크하는 게 좋다.

Q 미세 먼지가 있는 날에는 환기를 안 한다? NO

미세 먼지가 심한 날에는 창문을 꽁꽁 닫고 실내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집 안이라고 해서 정말 안전할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내에서도 특히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 물질이 실시간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다. 또 공기가 정체될수록 포름알데히드, 곰팡이 등과 같은 실내 오염 물질이 쌓이기 쉽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실내 공기는 요리 시 급격히 나빠지는데 가스레인지, 그릴, 오븐 등을 사용해 튀기거나 구울 때 미세 먼지가 발생한다. 요리할 때는 후드와 환풍기 등을 작동하고 미세 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이라면 조리 후 자연 환기를 동시에 실시한다. 미세 먼지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삶거나 찌는 식으로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중 미세 먼지 수치가 낮은 시간대를 이용해 짧게나마 환기하는 것이 좋지만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라면 가능한 한 환기를 자제하는 것이 낫다. 대신 난방을 낮추고 쓰지 않는 전기 플러그를 뽑아 실내 오염 물질을 줄인다. 청소나 요리 시에는 실내 미세 먼지 농도가 더 높아지므로 30분 이내로 환기시킨다.

Q 미세 먼지는 전부 중국 탓이다? NO

미세 먼지가 심각해질 때마다 ‘중국발 미세 먼지’가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중국 정부는 미세 먼지 책임론을 부인하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국내 미세 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인지 충분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외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봄철에는 대기 정체로 오염 물질이 축적돼 미세 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공장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난방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또한 미세 먼지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Q 미세 먼지가 흡연보다 더 유해하다? YES

WHO에서는 2014년 한 해 동안 미세 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최근 미국 시카고대 연구소의 ‘대기질 수명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전 세계 인구 1인당 1.8년의 기대 수명이 단축됐고 흡연은 1.6년, 음주는 11개월보다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즉, 흡연보다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재난 문자, 미세 먼지 알람은 언제 오나요?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요즘, 미세 먼지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게 있다. 바로 아무런 예고 없이 울리는 재난 문자메시지 알림이다. 비상저감조치 시행 또는 해제 등을 알리는 문자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영화관이나 일하는 도중 등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경보음이 크게 울리기 때문에 피로도가 쌓인다. 비상저감조치는 오늘 대기질과 내일, 모레의 예측치를 고려해 발령되는 조치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광역자치단체에서 시행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PM2.5 평균 농도가 당일(0시~16시) 평균 50㎍/㎥를 초과하거나 내일 50㎍/㎥ 초과 예상 시, 당일 주의보 및 경보가 발령되고 내일 50㎍/㎥를 초과할 경우, 내일 75㎍/㎥를 초과(매우 나쁨)할 경우 발령된다. 비상저감조치 알람이 울린다면 가능한 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서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바른 마스크 착용법

KF94, KF80, 어떤 걸 써야 할까?

미세먼지예보가 ‘나쁨’ 이상일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를 구입할 때에는 ‘의약외품’ 문구와 식약처 허가 보건용 마스크인지 확인해야 한다. KF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입자 차단 성능이 높은데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 먼지 입자를 80% 이상 걸러내고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낸다. 다만 미세 먼지 제거율이 높을수록 숨 쉬기 불편하므로 아이들은 KF80을 착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숨 쉬기 힘들다면 마스크를 벗는다

마스크는 미세 먼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비책이지만 착용 시 호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만약 마스크를 착용한 후 두통, 호흡 곤란,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면 바로 벗어야 한다. 아이들은 호흡이 불편해도 의사 표현이 미숙해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울 때는 더욱 세심히 살펴보고 아이가 숨 쉬기 불편해한다면 가능한 한 씌우지 않는 것이 좋다.

일회용 마스크는 최대 하루까지 사용한다

일회용 마스크는 미세 먼지 농도와 착용 시간에 따라 교체 주기가 결정된다. 마스크가 오염되면 필터 기능도 떨어지므로 마스크 안쪽이 더러워졌거나 최대 하루 정도 착용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Freelance Editor_ Jeon Mi Hee
Cooperation_ 김영훈(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환경부(www.me.go.kr)
Image_ www.shutter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