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Creator Yoon Sung Won

영상 기획부터 촬영, 편집, 제작,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진행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윤성원.

백만 명 이상이 선택한 유튜브 채널 솔파(Solfa)를 이끌어온 그가 4개월 전,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두 번째 채널 ODG를 열었다.

<밀크> 독자분들에게 인사해주세요.

반갑습니다, 밀크! 온라인에서 바이럴 되는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서른한 살 영상감독 윤성원입니다. ‘솔파(Solfa)’라는 채널을 5년째 운영하고 있고, 얼마 전 ODG라는 이름의 새로운 채널을 열었어요.

솔파의 영상은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힘이 있어요.
영상 콘텐츠는 언제부터 만드셨나요?

고등학교 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보고 영상에 대한 꿈을 품었어요. 그 후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미디어와 콘텐츠에 대해 공부했고요. 영상 작업물이라고 할 만한 것을 제대로 만들기 시작한건 군 제대 후 맥북과 50만원짜리 중고 카메라를 산 이후부터였어요.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된 계기는요?

부모님이 처음에는 영상 만드는 걸 반대하셨어요. 공부해서 좋은 곳에 취직하길 바라셨을 텐데 갑자기 영상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니 걱정이 많으셨을 거예요. 그러던 중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는데 부모님께 생활비까지 지원해달라고 하기가 죄송스럽더라고요. 한국을 떠나기 전 돈이 될 만한 영상을 하나 만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야금야금 모은 장비를 가지고 영상을 제작해 올렸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그게 바로 2014년에 제작한 솔파의 첫 영상 <니키미나즈 ‘아나콘다’를 본 한국 여자들의 반응>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122만명의 사람들이 채널을 구독하고 있네요.
감독님 본인은 솔파가 어떤 채널이라고 생각하나요?

솔파는 화두를 던지는 채널이에요. 어쩌다 저의 영상을 처음 접한 사람들도 ‘이 채널 뭐지?’라고 생각할 만한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죠. 죽음, 슬픔 같은 직관적인 주제부터 ‘데이트 비용은 누가 내야 할까?’ 같은, 사람들이 모이면 한번쯤 이야기할 만한 주제들을 영상에 담고 있어요.

수많은 매체 중 영상이 지닌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편하게 소비할 수 있다는 거 아닐까요? 접근하기 쉽고 그만큼 빠르게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이미지와 소리를 전부 활용하는 만큼 원하는 바를 좀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요.

한 편의 영상만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달하는 윤성원 감독.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나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편집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는 편이에요.
실제로 솔파 채널을 5년 동안 운영했지만 업로드한 동영상 수는 51개 밖에 안 되거든요. 하고 싶은 주제가 떠오르면 관련 정보를 밤새워 찾아보며 기획의 큰 흐름을 잡고, 그 흐름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요.
그렇게 내용이 구체화되면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죠. 간혹제 영상을 100% 실제 상황, 리얼리티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오랜 시간 섬세하게 계산하고 고민한 결과랍니다.

얼마 전 ODG라는 키즈 채널을 열었어요.

전환점을 찾고 싶었어요. 솔파의 영상이 인기를 끌수록 숫자에 민감해지는 저를 발견했거든요. 안 그런 척하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솔파라는 채널에 대한 부담감과 한계를 느끼고 있었나 봐요. 앞으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4개월 전 ODG가 탄생했답니다.

ODG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채널인가요?

어느 날 내가 왜 이런 사람이 됐는지를 고민해봤어요. 가만 생각해보니다 과거로부터 기인한 거더라고요. 조금 철학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나이 들어가는 존재잖아요.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들을 볼 때 단절된 개체나 다른 생명체를 보듯 대해요. 결국 그아이들도 자라서 지금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될 텐데 말이에요. 아이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면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키즈 콘텐츠를 기획하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어른이 주인공인 영상보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인터뷰 대상이 어린아이들인 만큼 현장에서 아이들 컨디션에 신경을 많이 써요. 아이들이 힘들어하거나 스스로 즐기지 못하면 촬영을 중단하기도 하고요. 또 사람마다 영상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보니 자칫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어서 편집할 때 교육적인 관점에서 좀 더 세심히 살핍니다.

출연자들이 하나같이 인상적이에요. 섭외는 어떻게 하시나요?

정말 다양한 루트로 출연자를 모집해요. 지인도 있고, 지인의 지인도 있죠. 인터넷에 구인 글을 올려서 모집하거나 특정 인물이 필요한 경우에는 인스타그램을 뒤져 직접 찾아내기도 합니다.

출연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사람들과 사전 미팅을 해요. 직접 만나지 못하면 전화로라도 인터뷰를 하죠. 간단한 배경을 묻고, 성격이나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 대화를 나누며 목소리, 태도, 표정, 습관 등 그 사람만이낼 수 있는 고유한 에너지를 관찰합니다. 그렇게 제 나름대로 캐릭터를 분석해 콘텐츠에 어울릴 만한 사람을 섭외해요.

ODG 채널의 첫 콘텐츠 <죽음에 대하여>에 출연한 민서.
민서의 대답은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얼마 전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물어보는 영상을 촬영했어요. 촬영 중에 민서라는 아이가 본인은 죽기 싫다고 말하더라고요. 누구나 할 수있는 말인데 괜히 민서에게 그 이유를 묻고 싶었어요. 그런데 민서가 묘한 표정으로 “죽으면 세상이 날 못 기억해주니까”라고 말하는데 순간 머리가 멍해졌어요. 영상을 본 분들도 저와 비슷한 걸 느꼈는지 민서의 영상을 많이 좋아해주셔서 민서 분량만 따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어떤 아이였나요?

또래와 다를 것 없이 놀고 멋 부리고, 무탈하고 평범하게 공부하며 살았어요. 그런 사소한 날들이 쌓여 지금 제가 되었죠. 가끔 어린 시절을 다른 환경에서 보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는데, ODG의 영상을 보는 분들도 한번쯤은 비슷한 고민을 해봤으면 해요.

ODG 채널을 오픈하면서 동명의 의류 브랜드를 함께 론칭했어요.

유튜브 시장이 커지면서 유튜브 채널과 브랜드가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빠르게 사라졌어요. 그런 비즈니스 모델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주로 영상 만드는 일을 하지만 사업체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대표 입장에서 원활한 운영을 위해 고정 수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워낙 업로드 빈도가 낮다 보니 업로드가 뜸할 때에도 회사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요. 몇 달 전오픈한 렌털 스튜디오도 같은 맥락이고요.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의미 있는 작업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계속 해나가다 보면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작게 느껴지는 날이 오겠죠? 솔파의 덩치가 점점 커져서 유튜브 이외의 다른 플랫폼을 통해 인사드리는 날이 왔으면 해요. 그게 넷플릭스든 극장이든 말이죠.

<밀크> 키즈들 중에도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정말 많아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이르거나 빠른 시기는 없어요. 본인의 속도로 무엇이든 도전해보세요!

Editor : Sung Ha Young
Cooperation : @ solfa , @ o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