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Art on YouTube

오직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도도하고 기품 있는

예술 작품들을 이제는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다.

‘관람’ 대신 ‘구독’하는 시대.

새로운 예술의 장이자 아카이브로 거듭나고 있는 미술관 유튜브 얘기다.  

지난 수십 년간 사람들을 화이트 큐브(관람객이 작품에더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벽면을 하얗게 칠해놓은 전시 공간)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술관의 시도와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큐레이터가 전면에 나서 전시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도슨트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기반의 갤러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티스트와 관객이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관람객이 미술관에 직접 찾아가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제 미술관들의 고민은 ‘관람객을 어떻게 미술관으로 불러들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관람객을 찾아갈 것인가’로 바뀌었다.

이 강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세계 최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유튜브’다. 각 미술관에서 업로드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는 소장품에 대한 소개, 아티스트 인터뷰, 전시 안내, 전문가 대담 등 내실 있는 내용은 물론, 감각적인 구성과 편집으로 중무장해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물론 유튜브가 물성을 지닌 예술 작품을 직접 대면하는 즐거움을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또 ‘내가 속한 곳과의 단절, 예술이라는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위해 미술관에 가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파블로 피카소와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을 보기 위해 더 이상 뉴욕 MoMA나 런던의 테이트모던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유튜브 미술관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아이와 함께 감상해도 좋을, 예술적 영감을 자극하는 유튜브의 미술관 채널을 모아봤다.

세계적 아티스트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다
뉴욕 현대미술관

수십, 수백 억 원의 가치를 지닌 고가의 예술 작품들이 어떻게 전시관에 걸리는지까지 보여주는 MoMA의 유튜브 채널.

‘MoMA(모마)’로 더욱 유명한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은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자리해 있다.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놓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관 중 한 곳이다. 드로잉, 회화, 조각, 사진은 물론 건축과 디자인, 일러스트, 미디어아트를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만 자그마치 15만 점.

MoMA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전시에 대한 기본 정보와 작품 소개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또한 전문가들이 직접 설명하는 소장품 정보와 큐레이터 인터뷰, 수석 큐레이터와 아티스트의 대담 등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다룬다.

미켈란젤로의 그림이 복원되는 과정을 담은 아트워크 필름은 유튜브의 매력과 강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다. 미술사에 관심이 많다면 파블로 피카소, 루이즈 부르주아,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MoMA를 상징하는 아티스트의 생애와 작품을 집중적으로 다룬 영상을 추천한다.

http://www.youtube.com/user/MoMAvideos

피카소처럼 그리는 법이 궁금하다면
테이트모던 미술관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프랭크 볼링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독특한 페인팅 기법도 볼 수 있다.

2000년에 개관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20세기 이후의 회화와 조각 작품을 풍경, 정물, 누드, 역사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전시하는 현대미술관이다.

수준 높은 전시를 바탕으로 개관 10년 만에 현대 예술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돋움한 곳이기도 하다. 입장료가 무료인 테이트모던은 관객 친화적인 운영 방침으로도 유명한데, 유튜브는 그 확장판쯤으로 보면 된다.

350여 개에 달하는 아티스트 인터뷰 영상, 작품과 아티스트를 탐구하는 수많은 쇼트 필름, 여성 작가들만 별도로 다룬 ‘Women Artists’ 시리즈,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등 각 나라별 아티스트를 다룬 시리즈 등도 눈에 띈다.

일본의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가 만든 하얀 방이 알록달록한 점으로 가득 채워지는 과정을 볼 수 있고, ‘피카소처럼 그리는 법’, ‘프랭크 볼링처럼 색칠하는 법’ 등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는 ‘How to’ 시리즈, 유명 아티스트와 미술관이 협업한 영상 ‘Art Fans’는 예술도 충분히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http://www.youtube.com/user/tate

아이가 더 좋아하는 미술놀이 콘텐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아이들의 다양한 미술 체험을 위해 ‘Met Kids’
시리즈 영상을 선보이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유튜브 채널.

루브르 박물관, 영국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은 뉴요커들 사이에서 ‘Met(멧)’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큰 사랑을 받는 곳이다.

기증 받은 6000여 점의 고미술품을 중심으로 유명한 회화 작품과 미술 공예품, 직접 발굴한 유물 등 총 330만 점에 이르는 예술 작품을 소장한 명실상부 세계 최고 종합 박물관이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고미술품 복원 및보존 과정을 다룬 영상이 특히 눈길을 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되는 고대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구독해야 하는 채널 중 하나다. 소장품에 대한 설명과 아티스트 소개 영상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을 위한 ‘Met Kids’ 시리즈 영상도 있는데,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만드는 법’, ‘테세라 모자이크 만드는 법’ 등 부모가 아이랑 같이 미술놀이 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흥미로운 영상이 가득하다.

http://www.youtube.com/user/tate

요리를 통해 접하는 고대 예술사
영국박물관

고대 예술사를 한눈에 살펴보려면 영국박물관의 유튜브 채널 강의가 제격이다.

우리에게는 ‘대영박물관’으로도 잘 알려진 영국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국립 공공 박물관으로 인류의 태동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 문명의 역사와 문화를 망라하는 희귀 유물과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가 개관한 이후로 더 이상 유럽의 회화 작품은 전시하지 않지만,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과 유물을 보려면 꼭 들러야 하는 곳 중 하나다. 이러한 영국박물관의 소장품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큐레이터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높은 작품이 많다 보니 단순 예술품 감상을 넘어 역사 공부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5000년전 맥주 만들기’, ‘조지 왕조 시대의 핫 초콜릿 만드는 법’, ‘설탕의 역사’ 등 고대 문화를 다양한 레시피와 음식 이야기로 풀어낸 ‘Pleasant Vices’ 시리즈는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근현대 회화나 조각에 비해 다소 낯설다 싶은 고대 예술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국박물관에 가볼 예정이라면 사전 정보도 얻을 겸 유튜브 채널을 꼭 한 번 훑어보길 권한다.

http://www.youtube.com/user/tate

현대 예술의 화두를 탐색하다
시카고 현대미술관

미국에서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시카고 현대미술관의 작품을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밀레, 모네, 르누아르, 고흐, 렘브란트, 피카소 등 프랑스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을 대거 소장한 시카고 현대미술관은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미술관이다.

시카고 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가 다른 미술관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콘텐츠의 퀄리티와 구성 면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봐야할 영상은 혁신적인 사상가와 창작자들이 현대 예술과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는 ‘MCA Talks’ 시리즈다. 60~90분 남짓 이어지는 영상 시간을 참을 수 있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볼 것.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다양한 작품과 주제에 대한 이야기는 웬만한 예술 강의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 크리에이티브한 퍼포먼스를 다이내믹하게 보여주는 ‘MCA Stage’ 시리즈와 공들여 만든 트레일러 영상은 보고만 있어도 예술의 숨결이 느껴진다.

http://www.youtube.com/user/tate

아티스트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이 궁금하다면
LA현대미술관

LA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MOCA)은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2009년부터 꾸준히 쌓아온 다양한 아트워크 필름과 영상 콘텐츠가 풍부한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영상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예술을 접목한 ‘Art+Music’ 시리즈다. 트렌디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다채로운 그래픽과 예술품의 향연은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트린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감각적이고 파격적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과 예술을 접목한 ‘Art+Fashion’ 시리즈, 아티스트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작업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The Artist’s Studio’ 등도 있다.

또 다양한 아티스트와 큐레이터, 전문가들이 직접 등장해 자신이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및 영상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YouTube Curated By’ 시리즈는 양질의 유튜브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http://www.youtube.com/user/tate

우리말로 마음껏 감상하는 양질의 예술 콘텐츠
국립현대미술관

양질의 예술 문화 콘텐츠를 우리말로 접할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외국의 유명 미술관들과 달리 국내 미술관의 유튜브 채널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그 와중에도 알찬 콘텐츠로 꾸준히 구독자 수를 늘려가고 있는 곳이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모든 콘텐츠가 우리말로 구성된 것도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큰 장점이다.

2013년부터 꾸준히 작품 소개와 갤러리 투어, 아티스트를 직접 인터뷰한 영상을 올리면서 풍부한 예술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 전시 안내와 소장품 소개, 아티스트 인터뷰 영상만 보더라도 도슨트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수 있다.

새로운 전시를 개막할 때마다 학예사 투어를 생중계해 직접 미술관을 찾은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배우 이서진, 한혜진, 이동휘, 뮤지션 요조와 김아일 등이 참여한 ‘MMCA VLOG’는 유명인들이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예술 작품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리즈로 미술을 좀 더 친근하게 접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중에서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미술관 소장품 강좌’다. ‘미술관 소장품 강좌’는 미술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내가 사랑하는 소장품’에 대해 조사한 뒤 선정된 작품에 대해 전문가들이 직접 설명하고 강의하는 콘텐츠다.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김환기의 <달 두 개> 등의 작품이 선정된 해당 강좌는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회 속 미술관’, ‘새로운 매체와 근대미술’, ‘미술관과 빅데이터’ 등 미술계의 중요한 화두를 다룬 강의 영상 또한 수준 높은 지식을 전달해 인기가 높다.

http://www.youtube.com/user/tate

미술계에서 요즘 가장 핫한 이슈를 보다
대림미술관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한 컬래버레이션 영상이 궁금하다면 대림미술관의 유튜브 채널을 확인할 것.

국내 예술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림미술관 또한 유튜브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완성도 높은 전시 트레일러 영상과 헨릭 빕스코브, 토드 셀비, 하이메 아욘 등 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인터뷰는 미술관과 전시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린다.

여러 아티스트 및 브랜드들과 꾸준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온 미술관답게 단순 전시 영상 외에 다양한 공연 영상을 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대림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 작가들의 인터뷰를 비롯해 이곳에 들른 셀럽들이 올린 방문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http://www.youtube.com/user/DaelimMuseum

Editor : Kim Eun Hyang (Freelan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