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Hanok

부부가 나무를 깎고, 말리고,

가공해 지은 살림한옥에서 3대 가족은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간다.

부부가 오랜시간 공을 들여 함께 지은 한옥. 

건축설계 사무실에서 설계자로 근무하던 조정선 씨와 각종 문화재를 보수하는 한식 목수로 일하던 최성순 씨. 건축 업계에 몸담고 있던 두 사람은 운명처럼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 둘을 낳은 뒤 가족만의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우리 집을 지어볼까?” 어느 날 건넨 남편의 한마디가 그 시작이었다.

그렇게 5년 전 아들과 딸, 증조할머니까지 모시고 가족 모두 연고도 없는 양평으로 터전을 옮겼다. 넓고 한적한데다 땅값이 저렴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워 언제든 건축 자재를 구하러 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건축 업계에 몸담으며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이야기를 담아 집 만드는 일을 수년 동안 해왔지만 정작 본인의 집을 짓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 양평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이곳저곳을 알아보며 마음에 드는 땅을 찾기까지 2년, 터를 다지는 것부터 설계 및 마감까지 1년, 총 3년에 걸쳐 2017년 지금의 한옥이 완성됐다.

133㎡에 이르는 네모꼴 집은 중정을 둘러싸고 주방과 증조할머니 침실, 대청, 아이들 방을 지나 부부 침실까지 쭉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부부의 한옥은 여느 한옥들처럼 소나무를 말려 뼈대를 세우고 겹겹이 한지를 발라 마감했지만 설계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불필요한 장식은 최대한 덜어냈다. 한옥이기 이전에 가족이 살아갈 ‘살림집’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신 한옥의 특성상 조금만 소홀해도 습기가 쉽게 차 접합부가 갈라지거나 모양이 틀어질 수 있어 공간마다 창을 크게 내어 바람이 시원하게 들도록 했다.

남편은 요즘 케인 가구를 만드는 데 푹 빠졌다. 덕분에 부부의 집은 트레이부터 거실장까지 케인 가구로 채워졌는데, 내추럴한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든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어느새 1년 반, 부부와 고양이 세마리 대가족은 오늘도 집의 품에서 평화로운 하루를 누린다.

살림집 옆에는 200㎡ 규모의 커다란 한옥동이 있는데, 이곳은 한옥 건축사무소 살림한옥을 운영하는 부부의 작업장이자 아이들의 놀이터다.

부부는 양평으로 이사 온 뒤 아침 6시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동이 트기 전 남편은 부지런히 집과 작업장 주변을 둘러보며 손볼 곳을 살피고, 아내는 부엌 창문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증조할머니가 따다 준 채소로 뚝딱 아침상을 차린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 한옥에서의 시간은 평화롭게 흐른다.

부부는 변해가는 계절을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이곳에서의 하루하루가 새롭고 풍요롭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가족 모두가 함께 기억할 행복한 순간이 한옥집 안에 풍성하게 담긴다.

문간채와 안채로 이루어진 가족의 집. 문간채는 살림한옥의 사무실로, 안채는 생활 공간으로 사용한다.

아이들 방 옆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비밀스런 다락방.

양평에 내려온 뒤부터는 옥수수, 토마토, 각종 나물 등을 직접 길러 먹는다.

부부가 나무를 깎고, 말리고, 가공하는 작업장.

Editor : Sung Ha Young
Photos: Kim In Chul, Jo Jeong Sun(@sallimhan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