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ruta

TV 드라마 <SKY 캐슬>의 열풍 속에서 피라미드 같은 과도한 입시 경쟁의 실체보다 더 우려되는 건 어른들의 생각을 답습하는 아이들이었다.

스스로 답을 찾고 협업으로 현명해지는 위인들의 자기 주도적 삶의 비밀, 하브루타에 대해.

<SKY 캐슬>이란 TV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 입시 교육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비꼬았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드라마의 방영에도 불구하고, 파행적이고 기형적인 행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들 안다. 혹여 명문대에 입성하더라도 학생들은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란 사실을. 그래도 이 시스템은 가동을 멈추지 않는다.
명문대 입학 지상주의, 불공정과 편법이 동원된 학생 종합 평가, 과도한 사교육 비용 등의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주체가 되어야 할 ‘학생’ 당사자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이끌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학 입학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성인 그러니까 어른이 된다. 이는 제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꾸려 나가야 하는 자립을 의미한다. 그런데 스스로 판단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으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에 봉착했을 때 어찌할 줄 모른다. 모범 정답이 없는 질문지를 받은 셈이다. 딥 러닝을 하는 알파고보다 못한, 익숙한 문제풀이 수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터득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문제 해결은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창의력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과 협업 능력이 얼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성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 있을까?

하브루타 학습법이 이를 가능하게 해줄 것 같다. 하브루타(Havruta)는 유대인의 전통적 학습 방식을 뜻하며 우정, 동료를 의미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안 된다. 스스로 분석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여 상대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을 얻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백 점짜리 답안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일을 일상 속에 습관화하는 데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인슈타인, 레너드 번스타인, 스티븐 스필버그,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워렌 버핏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들 중 많은 수가 유태인 출신이다. 노벨상 수상자 중 1/3에 해당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의 1/4을 차지한다. 과연 유전자가 좋아서 이런 인물들이 나왔을까?
아니다. 유태인들은 어린 시절 밥상머리 교육부터 철저하게 하브루타를 실천해왔다. 즉 일상에서 늘 스스로 답을 찾고 협업을 하는 작은 습관과 규칙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에 각 분야의 혁신적인 거장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나의 경우,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었니?” 또는 “오늘 뭘 배웠어?”라고 묻곤 한다. 과거 시절 나의 부모님이 내게 묻던 것과 같다.
유태인들은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오늘 무엇을 질문했니?”, “수업이 어땠어?”.
둘 간의 차이는 매우 대조적이다. 전자는 학생 중심이 아니다. 콘텐츠와 제도 중심이다. 학생은 그저 학습을 잘 받아서 좋은 성적(결과)을 내야 하는 수동적 수용자일 뿐이다. 반면 후자는 학생 중심이다. 그래서 수용자의 생각과 평가가 중요한 것이다.
정말 그릇된 교육 방식을 운용해왔음을 자책하고 제대로 하브루타식 교육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이를 통해서 꼭 나의 아이가 뛰어난 사람이 되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부자나 위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삶을 그려 나가고 즐기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즐겁게 꾸려 나가기를 진심으로 염원하기 때문이다.
Writer & Illustration_ Kim G.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