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Gufo Alessandra Chiavelli

정직하고 사려 깊게 엄마의 마음으로

옷을 만드는 일구포의 CEO이자 총괄 디자이너,

알레산드라 치아벨리가 한국을 찾았다.

<밀크> 패밀리에게 일구포를 소개해주세요.

일구포는 1980년 이탈리아에서 론칭한 아동복 브랜드예요. 제 어머니가 만든 브랜드죠. 어렸을 때 유치원에 가면 집에 혼자 남은 어머니는 바느질로 외로움을 채우곤 하셨대요. 턱받이나 장난감 같은 작은 소품을 만드셨는데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셨죠.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다 자연스럽게 브랜드 론칭까지 이어지게 됐고요. 사업 초반에는 아기용품만 판매하다가 점점 제품군을 늘려나갔고 지금의 라인업이 갖춰졌죠.

일구포는 이탈리아어로 부엉이라는 뜻인데요. 브랜드명으로 삼은 의미가 있나요?

브랜드가 제대로 갖춰지기 전 판매량이 늘어나다 보니 어머니는 밤늦게까지 일을 하셨어요. 제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잠들 때까지 놀아주시다 다시 작업을 시작하셨죠. 그때 어머니는 밤에 일하는 본인의 모습이 꼭 부엉이 같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그 별명이 브랜드 이름이 된 거예요.

일구포의 옷은 정교하고 섬세해 보여요.

내 아이에게 입힐 옷을 만들며 시작된 브랜드라 그 철학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브랜드의 좋은 품질을 계속 유지하는 게 일구포 디자이너들의 과제죠. 또 우리는 아이들이 옷 입는 시간을 즐겁게 느끼길 바라요. 아이들이 입고 싶은 예쁜 디자인, 생활하기 편안하고 기능적인 소재, 또 세탁과 관리가 쉽도록 원단부터 스티치 하나하나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살핍니다.

일구포의 옷은 어떻게 생산, 유통되나요?

의류 산업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도 엄선한 최고급 원단 회사로부터 원단과 부자재를 공급받아 50%는 이탈리아에서, 나머지 50%는 유럽 국가에서 생산해요. 저희와 함께 일하는 모든 업체는 전부 까다로운 선정 과정을 거쳐요. 일구포의 품질 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해야 하죠. 전 세계에 11개 숍을 운영하고 있고, 15곳의 리테일숍에 입점되어 있어요. 현재 한국에서는 리틀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서정적인 패턴과 그래픽, 사랑스러운 러플 장식이 돋보이는 일구포의 2019 S/S 컬렉션. 전부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원단을 사용해 부드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머니가 언어에 능통하셨어요. 그 시대에는 흔치 않은 일이었는데 덕분에 외국 시장으로 진출하기 좀 더 수월했죠. 특별한 마케팅 노하우가 있다기보다는 질 좋은 원단으로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온 덕분이라 생각해요. 여전히 일구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죠. 소비자들이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더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 시장은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급속도로 성장해서인지 다양한 문화와 트렌드가 한데 섞여 있는 듯해요. 눈여겨보게 되는 정말 흥미로운 시장이에요.

워킹맘으로의 일상이 궁금해요.

올해 열한 살, 일곱 살 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 비교적 여유가 생겼지만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건 여전히 힘든 일이에요. 제일 중요한 건 시간 관리 기술이죠. 회사에 있을 때는 업무에 집중하고, 귀가하면 일 생각은 잊은 채 가족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삶이 힘들다거나 일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보람된 일을 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바쁜 하루하루가 그 자체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아이들도 일구포의 옷을 좋아하나요?

물론 좋아하지만 또래 아이들처럼 슈프림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에 열광하기도 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일구포의 옷을 강요하진 않지만 좋은 옷 고르는 안목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어릴 때 좋은 옷 고르는 눈을 기르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드림드레스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봤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고객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이벤트예요. 우리 브랜드의 옷을 입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옷을 입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거든요. 야자수, 원숭이, 바나나로 장식한 드레스부터 스페이스 슈트에서 영감을 받아 달과 행성을 과장되게 붙인 볼드한 실루엣의 드레스까지 정말 다양한 작품이 나왔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에 새삼 감동을 받았죠. 곧 두 번째 드림드레스 프로젝트를 열 계획인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진행해보려 해요. 아이들의 그림을 재구성해 완성한 패턴을 원단에 프린트해 제품을 만들 예정이랍니다.

단정하지만 회화적인 디테일이 특징인 일구포의 2019 F/W 컬렉션 캠페인. 곳곳에 더해진 자수 디테일에서 일구포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2019F/W 컬렉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번 컬렉션은 동화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풀, 동물, 호수… 숲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옷을 디자인했죠. 여기저기 눈에 띄는 자수 장식에서 일구포만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어요. 모든 자수는 전부 손바느질로 정교하게 작업했답니다.

앞으로 계획도 기대됩니다.

일구포의 철학을 더 많은 나라에 전하고 싶어요. 이를 위해 보다 다양한 상품군을 갖추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해요. 일구포는 아기 턱받이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어요. 사람들이 브랜드에 기대하는 많은 것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밀크> 독자 여러분, 앞으로도 일구포의 즐거운 행보를 지켜봐주세요.

Editor : Sung Ha Young
Photos: Kim In Ch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