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a Curiosity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와 작업을 하며 18년째 홍보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영민 대표.

열정 가득한 그녀의 삶은 늘 세상과 사람을 탐구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BACK TO THE BASIC

엄마가 입은 딥 그린 컬러의 슈트 재킷, 이너로 입은 니트 톱, 부츠컷 라인의 슈트 팬츠 모두 자라 슈즈는 에디터 소장품 서현이가 입은 모던한 느낌의 트렌치코트, 체크 원피스 모두 타미힐피거 칠드런 시크한 블랙 워커 빔보빔바
홍보대행사 매그피알 앤 이미지(Mag PR & Imag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이영민 대표는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성장을 함께 해온 홍보 마케팅 분야 전문가다. 패션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 인하우스에서 홍보마케팅을 시작으로 현재는 라이카, 드롱기, 부가부, 자라, H&M, 페리에, 앱솔루트 보드카 등의 힙한 클라이언트와 함께 마케팅 전략 및 아트&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브랜드의 성공적인 온오프라인 시장 진입은 물론 홍보, 프로모션, 디지털 마케팅 등 A부터 Z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진두지휘해 나간다. 내로라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해온 비결은 무엇일까. 그녀에게는 프로젝트의 규모를 떠나 일을 시작할 때 늘 지키는 원칙이 있다. ‘언제어디서누가무엇을어떻게왜’ 등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 기본에 충실해지는 것이다.
“각 브랜드들은 획기적이고 타 브랜드에서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원해요. 브랜드 행사의 경우, 새로울 뿐 아니라 아무도 모르고 혹은 아무도 할 수 없는 공간을 찾는 것이 큰 미션이죠. 그것이 이슈가 되어 브랜드의 힘을 보여주고 홍보 효과도 크기 때문이에요. 앱솔루트 보드카 브랜드와 아트 컬래버레이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새로운 파티 장소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목되었어요. 미술관과 술이라니! 미술관에서 주류 브랜드의 제안을 당연히 반기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어요. 프로젝트를 관철시키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미술관이라는 장소적 개념에 대해 상기하니 주류 브랜드에 미술적 가치를 더하면 미술관에서 파티가 가능할 것 같았고, 국내 아티스트와 협업을 계획할 수 있었어요. 3개월에 걸쳐 국내 아티스트와 앱솔루트 보드카가 협업한 아트워크로 서울시 곳곳을 변화시켰고, 결국 그 모든 작품을 한곳에 모아 아트 관계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념하는 파티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도전이었고,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죠. 짜릿한 순간이었어요.”

DAILY RITUALS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모든 일이 반드시 노력한 것만큼의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일했음에도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할 때도 부지기수. 파워풀한 브랜드들의 굵직한 홍보 마케팅을 유치하며 실패 없는 성공 가도만을 달렸을 것만 같은 이영민 대표에게도 좌절했던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했지만 본인의 의지, 능력과 관계없이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중도에 무산됐을 때나 공들여 왔던 프로젝트가 타의에 의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리는 상황도 업계에서는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회사를 이끄는 리더이다 보니 이런 순간이면 무거운 책임감 못지않게 상실감도 밀려온다. 업무의 특성상 체력만큼 중요한 것이 멘탈의 관리. 몇 번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그녀는 납득되지 않는 상황에 부딪히거나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스스로 극복하는 노하우를 찾았다. 바로 명상과 테니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명상과 테니스는 그녀에게 바쁜 일상에 호흡을 고르고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쉼표와도 같다.
“온종일 빗발치는 전화와 이메일,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미팅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어느 순간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일의 완성도만큼 자기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영민 대표는 2년 전부터 매일 아침마다 명상과 테니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어느 순간 일정 관리를 스마트폰에 의지하게 됐고, 알람이 울리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다 보니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 계기로 명상을 시작하게 됐다고. 아침 6시에 일어나 차분한 음악을 틀고 15분 정도 명상을 하며 해야 할 일들의 순서를 정리한다. 바쁜 스케줄이지만 건강도 챙기고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집 앞에 테니스장에서 남편과 함께 테니스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4회 정도 아침 7시에 테니스장에 나가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온 뒤 딸 서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출근한다. 주말이면 남편, 아이와 함께 테니스를 치며 가족만의 활기찬 시간을 보낸다. 그녀의 또 다른 취미는 다도다. 해외에 국내 공예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진행하며 도예가들에게 다기를 선물 받아 다도를 접하게 되었다. 지금은 와인 마시듯 차의 새로운 맛과 향을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차를 마시면 몸과 함께 분주하던 마음의 결이 차분하게 안정되더라고요.”

FAIR PLAY

7세가 된 한 아이의 엄마인 이영민 대표는 딸 서현이 이야기가 나오자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질 않는다. 아이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딸바보’ 엄마다.
“대개 자녀들은 엄마의 보호를 받잖아요. 그런데 서현이는 엄마를 안아주면 엄마가 힘이 솟아난다고 생각해 저를 자주 안아주는 아이예요. 서현이를 임신했을 때 남자 아이인 줄 알고 태명도 호랑이처럼 씩씩하게 크라고 타이거라 짓고, 육아서에서 본 남자 아이들을 위한 태교를 했어요. 그런데 성별을 알 수 있게 된 무렵 여자 아이라는 말에 당황했죠. 태교 때문이었을까요? 분홍색을 사랑하는 핑크 공주 서현이는 부끄러움이 많은 소녀이지만 때론 남자 아이처럼 듬직하고 용감해서 엄마에게 다양한 감동을 줘요.”
엄마가 입은 러플 블라우스, 펜슬스커트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헤링본 소재 더블브레스트 블레이저 앤아더스토리즈 펜슬 토 펌프스 논로컬 대현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서현이가 고마운 엄마이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회사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집안일이라는 업무가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 워킹맘들의 현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살림과 육아를 마무리하고 나면 깊은 밤이 돼서야 겨우 잠이 들고, 천근만근의 컨디션으로 주말에도 가정일이 계속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영민 대표 역시 그런 시행착오를 겪은 이후 육아에서도 자신만의 원칙을 세웠다. 단순한 것 같지만 평일에는 일에, 주말과 가족 모두가 함께 쉬는 공휴일에는 육아에 집중하는 것. 그녀의 육아 원칙은 합리성이다. 예를 들어 대개의 엄마들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계획을 세우지만 이영민 대표는 아이도 좋아하고 엄마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다. 어느 한쪽만 만족하거나 어느 한쪽만 희생해서는 행복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행복을 찾기 위해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과 아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나의 관심사와 행복이 교차되는 부분을 찾아요. 서현이와 제가 함께하는 일상 중 홈 가드닝이 있어요. 같이 식물을 기르고, 재배한 식물로 요리를 해 친구들을 초대해 밥을 먹어요. 전시 관람도 마찬가지예요. 아이에게 교육적이고, 저 또한 일에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으니 함께 행복한 취미죠.”
아이를 돌보기 이전에 엄마이자 하나의 주체인 나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영민 대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엄마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먼저 아낀다면 아이도 자연스레 단단하게 자라고, 가족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것이 그녀의 소신이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가는 딸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가지려 한다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이자 든든한 아내가 되어주고 싶다고 다짐한다.

CREATIVE WORK

많은 분야의 업무가 그러하겠지만 트렌드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홍보 마케팅 분야의 일은 남다른 업무 강도를 요구한다. 이영민 대표 역시 출산 후 2주 만에 복귀해 3년 동안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 없이 일할 만큼 치열하게 현장을 누볐다. 총 책임자가 된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현장에서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열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 그녀에게 큰 버팀목과 지혜를 주는 사람은 친정엄마다.
“어머니는 70대의 연배에도 호기심이 많아 늘 배우고 탐구하는 분이세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제게 인간관계, 인덕 그리고 자비로운 마음을 늘 강조하셨어요. 생각해보면 살아가는 것은 끊임없는 관계 맺기의 연속이기도 해요. 같은 상황도 누가,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내기도 하죠. 가정, 회사, 친구 사이 등에서도 또 일, 육아, 살림, 사랑 등 내 스스로와도 관계를 잘 맺는 것이 행복의 비밀이라는 것도 살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되었어요. 저는 부지런한 엄마를 닮아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에요. 스스로 시간을 관리해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죠. 이 모든 건 엄마가 물려주신 위대한 유산이고, 그런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합니다.”
치열한 업무를 이끌어가며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안목을 키우기 위해 시간을 쪼개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그녀에게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메그피알 앤 이미지를 아트 커뮤니케이션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회사로 키우는 것. 가능성 있는 국내 작가를 발굴, 성장시키고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유수의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하는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녀가 지금껏 해온 것처럼 배우기를 멈추지 않고,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다면 그녀의 꿈은 곧 다가올 현실이 될 듯하다.
Editor_ Nam Kuk Hwa
Photos_ Kim In Cheol
Hair & Make Up_ Kim 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