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URI on the Plate

접시 위에 담긴 뿌리 채소들로 사람들에게 따뜻한 에너지를 나눠준다는 의미의 채식 문화 푸드 스튜디오 ‘뿌리 온 더 플레이트’.

“먹고 생활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도 건강한 뿌리를 내려가자”라는 철학으로 채식 지향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강대웅, 이윤서 부부의 특별한 이야기가 단단히 뿌리를 내린 공간이다.

이름이 독특해요. ‘뿌리 온 더 플레이트’는 어떤 곳인가요?

뿌리 온 더 플레이트는 부부이자 비건인 저희 두 사람이 운영하는 채식 레스토랑이에요. 음식을 파는 것은 물론 클래스, 소규모 모임, 카페 등 다양한 기능을 겸하는 복합 푸드 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매크로바이오틱 요리 연구 및 채식을 기반으로 한 요리 수업과 티 모임(Tea Ceremony)을 주최하고 있고, 남편은 건강한 현미 디저트를 연구해 직접 베이킹 및 판매를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마음과 행복 등 삶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소모임도 진행하고 있고요. 오랫동안 채식을 해온 우리 부부는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 했고, 그런 실천과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복합 식문화 공간인 뿌리 온 더 플레이트를 2013년도에 오픈하게 되었어요.

채식 부부이군요!

어떤 계기로 채식을 하게 되었고, 또 어떤 인연으로 부부가 되어 멋진 공간까지 만들게 된 것인가요?

저는 올해로 7년 차, 남편은 21년 차로 둘 다 오래된 채식주의자예요. 자가면역 질환인 만성 피부 질환과 건선이 심했던 저는 치유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채식을 시작했어요. 몸이 개운하고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로 꾸준히 성장의 과정을 거치며 채식을 실천 중이에요. 남편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생활 속 슬럼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명상을 시작했고, 채식 식단을 지향하는 명상 단체에 가입하면서 채식을 시작한 케이스예요. 우연히 2011년 2월, 월간지 <비건>에 실린 남편의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그 기사를 읽은 제가 남편이 운영하는 ‘그린코스모스’라는 모임에 대해 알게 되었고 가입을 했죠. 그린코스모스는 남편이 2010년 봄부터 시작했던 소모임으로 대안적인 삶을 지향하는 20~30대 중심의 모임이었어요. 그린코스모스에서 채식을 해보고, 동물과 환경, 건강에 대한 독서 모임도 진행했죠. 가끔 오프라인에서 정모를 열었는데, 제가 그 모임에 나가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채식은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어떻게 이해하면 좋은가요?

비거니즘은 우유 및 유제품, 달걀, 생선, 육류 등의 동물성 식품을 배제한 완전 채식(Vegan) 식단을 실천하며, 단순히 먹는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생활할 때도 다른 생명을 취하는 삶을 지양합니다. 예를 들어 가죽 및 퍼 등의 의류, 신발을 사지 않는 것 등을 말해요. 뿌리 온 더 플레이트는 부부가 비건 식단을 실천하고, 최대한 조화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데 자연스레 일로 이어져 오픈하게 된 공간이죠. 뿌리 온 더 플레이트에서 중요시하는 부분은 비건이냐 비건이 아니냐가 아닙니다. 채식을 오래 해오다 보니 요즘에는 식단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주체적으로 바꾸는 것이 채식의 바른 방향이고 또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음식, 용품, 라이프스타일 등 주어진 환경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내가 원하고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고 나와 공동의 생활을 유익하게 만드는 것이 또한 채식의 과정이거든요. 비건이든 아니든 개념에 얽매여 불편한 삶을 살고 있다면 바람직하지도, 건강하지도 않죠.

채식의 고수, 두 분의 평소 식단이 궁금해요.

저희 부부는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을 편하게 생각해요. 매일 아침 생수를 마시고 유산균을 챙겨 먹고 가볍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대신 점심은 든든하게 챙겨 먹는 편이에요. 현미밥을 주식으로 하고 제철 채소, 버섯, 해조류, 콩과 두부 등을 조리해 식사를 해요. 둘 다 분식류도 좋아해 직접 건표고버섯, 건다시마, 무말랭이를 넣고 끓인 채수를 우려내 만든 건강한 떡볶이도 자주 먹고요. 딸기 케이크, 곡물 라떼처럼 남편이 만들어주는 착한 간식도 즐겨 먹어요.

두 분 다 원래 요리를 잘했나요?

요리 소질이나 재능보다는 스스로 먹고 생활하는 것을 해결하는 ‘생존 본능’에 좀 더 가까운 계기로 레서피를 개발하고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저의 경우 ‘매크로바이오틱 섭생’ 공부를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이 많아졌고, 나를 위한 밥, 가족 그리고 지금은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요리하게 되었어요. 남편의 경우는 요리를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즐기는 스타일도 아니었어요. 베이킹에 대해 잘 몰랐지만, 설탕과 밀가루를 넣지 않고 유기농 현미, 메이플 시럽 등 좋은 재료로 베이킹을 한다고 생각하니 요리에 의욕이 생기는 신기한 과정을 경험하기도 했죠.

오랫동안 채식을 해오면서 어떤 점을 가장 큰 변화로 꼽나요?

무엇보다 몸이 정말 가벼워졌어요. 배변 활동이 원활해지니 하루의 시작이 가볍고, 식사 후에도 거북하지 않아 소화가 잘돼요. 다만 초창기에 채식을 통해 완전한 치유가 된 줄 알았던 만성 피부 질환은 단순히 먹는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예민한 성향인데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평화로움을 찾는 게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요.

뿌리 온 더 플레이트의 음식은 일반 메뉴들과 무엇이 다른가요?

비건 메뉴라기보다는 제가 공부한 매크로바이오틱 섭생을 토대로 요리를 하고 있어요. 제철 재료를 사용하고 가능한 한 뿌리, 껍질까지 원재료를 모두 사용하려고 해요. 당근, 연근, 우엉 등도 깨끗하게 세척한 후,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조리를 하는 식이죠. 이렇게 껍질과 뿌리까지 함께 먹으면 영양적으로 좋고, 무엇보다도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환경을 지킬 수 있어요.

식재료 선택이 중요할 것 같아요.

신선한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먹는 채식의 특성상 음식을 만들 때 두유부터 연근, 현미 가루까지 다양한 식재료가 필요해요. 식재료는 최대한 유기농 및 무농약을 사용하려고 하고, 한살림, 두레생협, 자연드림 같은 생협에 가입해 매일 같이 장을 봐요. 한 달에 1~2회 정도 열리는 도시 장터 ‘마르쉐@’에서 농부님들에게 직거래를 하기도 하고요. 가끔 지인의 농장에 가서 수확을 도우며 유기농 채소를 구하기도 합니다.

레서피 개발은 어떻게 하나요?

뿌리 온 더 플레이트의 인기 아이템 중 하나인 현미 케이크는 제가 만드는 현미 쿠키를 남편이 보고, 케이크도 현미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때가 뿌리 온 더 플레이트 카페를 시작하기 약 1년 전인 2012년이었죠. 이후 몇 달 동안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 뿌리 온 더 플레이트 카페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케이크가 부서져서 ‘떠 먹는 케이크라고 이름 지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는데, 여러 번의 연구를 거쳐 차지면서도 폭신한 케이크 식감을 만드는 데 성공했죠. 또 다른 베스트 메뉴인 ‘현미 두부 크림 케이크’는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던 한 손님의 주문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뿌리 온 더 플레이트만의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어요. 생각해보니 견과류가 없는 케이크를 의외로 찾기 힘든 데 반해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선호하지 않는 입맛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던 거죠. 그 점이 인기를 얻게 된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또 요리하면서 남은 채소들을 구워 피자를 만들었는데 맛이 꽤 좋아서 평소 제가 좋아하는 연근을 추가해 특별한 메뉴로 완성한 것이에요. 계절마다 6~7가지의 제철 채소를 사용하고 피자 도우와 소스, 두유 마요네즈 등의 부재료도 모두 직접 만들어요.

채식 클래스는 오픈하면 금방 자리가 차는 인기 프로그램이에요.

기본적으로 4계절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하는 정규 과정을 기본으로 운영해요. 여행을 다녀오거나 특별한 경험을 할 때마다 새로운 레서피 커리큘럼을 짜서 원데이 클래스를 열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즐겁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현미밥 클래스도 있어요. 요리할 때는 직접 채소를 손질하고 만져보길 권해요. 각자의 색이 있는 신선한 채소들을 만지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일종의 채소 테라피라고 할 수 있죠. 그날 만든 요리를 함께 먹으며 한 끼의 소중함, 즐거움을 나누며 클래스를 마무리해요.

뿌리 온 더 플레이트는 채식 라이프 복합 문화 공간이에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인상에 남았던 프로젝트가 있었나요?

채식이라는 큰 주제 아래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해오고 있어요. 지난해 스튜디오를 계동으로 이전하며 채식을 하는 배우 임수정 씨의 드라마 촬영 기간 동안 식사를 담당하는 재미있는 경험도 했어요. 매일 먹는 끼니에 영양을 챙겨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좋은 콘텐츠가 되었고요. 남편은 지난 1년간 몇 번의 소모임을 열었어요. 그중 ‘남수다(남자들의 수다)’라는 소모임에서 ‘남자도 핑크색이 좋다’라는 주제로 열린 모임이 참가했던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단지 색의 취향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거든요. 이처럼 뿌리 온 더 플레이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그 주제가 ‘채식’이나 ‘비건’이라는 먹는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아요. 채식을 지향하며 나와 우리가 건강해지는 삶의 전반을 다루죠.

2019년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1월부터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에요. 현재의 뿌리 온 더 플레이트는 쿠킹 스튜디오 겸 다양한 전시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고, 원서동에 새롭게 준비 중인 공간은 현미 디저트 카페 및 소모임 공간으로 운영될 거예요. 남편이 기획하는 마음, 명상, 행복 등 우리 삶을 주제로 한 다양한 소모임과 프로그램도 선보이려고 하고요.

꿈이 있다면요?

5년 뒤를 자주 생각해봐요.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며 30대를 마무리하고 싶어요. 상담 심리 석사과정을 수료한 남편은 현재 상담과 점성학(astrology) 공부도 하고 있어요. 2019년에는 건강함을 나누는 삶, 함께 행복한 한 해를 보내고 싶어요.
Editor_ Hwang Da Im
Photos_ Kim So 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