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s About Pregnant Women

‘내 몸’에 나타난 변화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궁금한 임신부들을 위해

임신을 먼저 겪은 과학 전문 기자가 책을 펴냈다.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남긴 기록을 들여다보자.

임신을 한 여성의 몸은 수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명확한 이유를 얻기란 쉽지 않다. 동아사이언스에서 5년간 <과학동아>를 만들며 독자들과 소통해온 과학 전문 기자 우아영 씨는 이처럼 ‘이제껏 생산되지 않는 지식’에 관심을 가졌다. 자신이 임신을 해보니 태아의 안전과 직결되지 않는 내 몸의 문제에 대해 어디서도 충분한 해답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첫 임신 때 화학적 유산을 하게 됐어요. ‘보통 모른 채지나친다, 아무렇지 않을 거다’라는 의사의 말과 달리 밤새 심한 통증은 물론 출혈 등 며칠에 걸쳐 여러 증상을 겪었죠. 이처럼 화학적 유산을 하게 되면 대부분 여성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어요. 그럼에도 명확한 원인이나 대처 방법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렵더라고요.”

이후 두 번째 임신을 하게 되니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전에 겪지 못했던 생소한 통증에 시달리는 일도 잦아졌다. 이때도 ‘임신 때문에 그렇다’, ‘출산하면 나아진다’는 대답 외에 구체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아영 씨는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섰다. 수많은 논문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진위 여부와 과학적인 근거를 꼼꼼히 따져가며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의 원인을 찾아냈다. 물론 결코 쉽지 않았다. 태아가 아닌 임신부의 신체·정신적 변화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을 뿐아니라 연구 사례조차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산 후 임신소양증으로 크게 고생했어요. 임신부에게 흔한 증상임에도 피부과에서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마저도 효과는 미미했고요. 제대로 된 치료법도, 원인도 알려진 바가 없었어요.”

이공계 출신인 남편까지 합세해 ‘임신소양증’의 정체를 밝혀내고자 애를 썼다. 수많은 키워드로 검색을 반복한 끝에 마침내 PUPPP(Pruritic Urticarial Papules and Plaques of Pregnancy: 임신 가려움 팽진구진반)라는 올바른 병명과 연구 논문을 발견했지만 거기에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었다.

연구도 많지 않고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으니 앞으로 밝혀질 가능성도 요원해 보였다. 임신부가 겪는 몸의 변화를 서술한 대중 서적이 없다는 건 둘째치고 연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안타까웠다.

“제 몸의 변화를 좀 더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는 게 목표였는데, 변화에 대한 근거를 찾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구글 검색창에 넣어보지 않은 키워드가 없을 정도로 많이 찾아봤는데, 혹시 하는 마음에 검색 결과를 100페이지 넘게 넘겨본 적도 있답니다.(웃음) 무엇보다 태아뿐 아니라 임신부 몸에 대해 다룬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 관한 서적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임신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테니까요.”

우아영 씨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그 주체인 임신부를 대하는 사회적 시선이 좀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첫걸음은 ‘임신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그녀가 자신의 경험을 글로써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임신부마다 겪는 신체적·정신적 변화는 모두 다르기에 임신한 여성의 이야기는 더 많이 기록되어야 한다.

과학 기자의 명쾌한 임신 관찰기

섹스한 게 4주 전인데, 왜 임신 6주? : 임신 주수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임신 주수를 센 지는 적어도 200년 이상 됐는데, 이는 19세기 산과 의사 프레데리히 네겔의 법칙을 기반으로 한다. 마지막 생리 시작일에서 3개월을 뺀 뒤 7일을 더해 분만 예정일을 계산하는 것.

그러나 여기에는 모든 여성의 생리주기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론적으로 배란은 마지막 생리 시작일로부터 14일째 일어나지만 이보다 늦거나 빠른 사람도 있다. 결국 분만 예정일은 분만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배테기’로 원하는 성별을 임신한다? : 태아 성별

1960년대에 발표된 ‘셰틀즈 이론’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보다 속도는 빠르고 수명이 짧아 배란일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딸을 낳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딸 정자와 아들 정자는 형태학적으로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임신을 시도하는 여성 22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배란일에 따른 성관계 시기와 태아의 성별 사이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밝혀졌다. 태아의 성별과 관련한 속설은 그저 재미 삼아 하는 얘기로 넘기는 게 좋다.

최악의 ‘두통덧’을 경험하다 : 두통

‘임신 때문에’ 두통이 생긴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 여성 편두통 환자의 60~80%가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임신 기간에 증상이 호전되거나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몇몇 연구를 보면 임신 중 두통이 특별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령 혈당이 낮아지면 뇌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혈액이 빨리 흐르도록 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는데 이 과정에서 말초신경이 자극되어 통증이 생기는 것. 또 카페인 금단 증상으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뇌혈관이 다시 이완되는 과정에서 신경이 눌려 통증이 발생한다. 물론 임신중 적당량의 커피 섭취는 안전하다.

왜 이렇게 더운 걸까? : 체온

여성의 체온이 생리주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1906년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이후 연구에서 그러한 변화가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영향이라는 게밝혀졌다. 생리할 때가 다가오면 프로게스테론이 급감해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임신이 되면 이 호르몬이 계속 나와 체온이 높게 유지되는 것.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임신 16주 이내에 조금씩 내려가 정상 체온을 회복한다.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우아영 지음, 휴머니스트)

저자의 경험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과학 지식과 더불어 사람들의 관념 속 임신부의 존재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선사한다. 임신부로서 느꼈던 감정과 개인적인 경험을 가감 없이 유쾌하게 풀어낸 점도 흥미롭다.

저자는 ‘임신하면 왜 더울까’, ‘왜 체중이 늘어나지?’ 등 임신부라면 누구나 가질 만한 호기심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답을 찾아나간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비과학적인 정보와 속설에 대해속 시원한 해답을 주기도 한다. 증상의 명확한 원인을 아는 것만으로 임신부들의 심적 불안은 확연히 줄어든다.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는 과학 전문 기자가 임신부로서 겪은 신체적 변화와 여러 증상에 대해 생긴 궁금증을 명쾌하게 풀어낸 과학 에세이다. 

Editor : Kim Do Dam (Freelan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