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mily Trip

돌이 갓 지난 현준이와 성현주·안은정 씨 부부가 함께 떠난

한 달 동안의 네덜란드&영국 여행.

올 6월, 성현주 씨 가족은 아주 특별한 한 달을 보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현주 씨의 출장길에 돌이 갓 지난 아들 현준이와 아내 은정 씨가 동행한 것.

현주 씨에게 네덜란드는 이미 여러 번의 출장으로 익숙한 나라였지만 한 달이 넘게 아들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답답하고 무거웠다.

아직 말문이 터지지 않은 현준이가 그 한 달 새 ‘아빠’를 처음 말하게 되면 어떡하나 싶어 잠도 쉽게 이루지 못했다. 결국세 가족은 그렇게 네덜란드 출장과 2주 간의 영국 여행을 결심했다.

비용이 부담되긴 했지만 아이의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다 보니 부부 둘만 떠날 때보다 짐이 곱절로 늘었다.

우선 이유식을 만들 전기밥솥부터 챙겨야 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김과 미역국, 각종 반찬까지 캐리어에 두둑하게 넣은 덕분에 현준이는 한달 동안 큰 잔병치레 없이 잘 먹고 잘 지냈다.

회사에서 지원해준 네덜란드 숙소. 작지만 알찼던 2층 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회사에서 지원한 숙소에 머물렀는데, 현주 씨 이외에 추가된 두 명의 몫으로 하루에 1만5000원 정도만 더 내면 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네덜란드 숙소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벨기에 겐트 gent에 놀러 간 어느 주말. 만화로 유명한 벨기에에는 자그마한 만화책방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띈다.

암스테르담 인근의 잔세스칸스 풍차 마을. 이곳의 유명 인사인 아코디언 할아버지의 연주에 푹 빠진 현준이는 한참 동안 서서 음악을 감상했다.

평일에는 현주 씨가 매일 출근하다 보니 가족의 일상은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눈을 돌리면 쉽게 광활한 자연을 마주할 수 있고, 주말에는 가까운 유럽 국가에 잠시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3주간의 네덜란드 생활을 뒤로하고 영국으로 떠나던 날, 부부는 한껏 긴장했다. 네덜란드에서의 시간이 ‘생활’에 가까웠다면, 영국에서는 아이와 함께 걷고, 보고, 체험하는 진짜 ‘여행’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에서 하루하루 보낼 수록 그저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국 여행 넷째 날, 온 가족이 세인트폴 성당에서부터 타워브리지까지 걸으며 스냅사진을 찍었다.

템스강부터 트래펄가 광장, 차이나타운까지 런던 시내를 무작정 걸었던 첫째 날도, 숙소로 이동하느라 37℃의 뜨거운 태양 볕 아래 무거운 짐 가방을 옮겨야 했던 다섯째 날도 지친 부부를 이끌었던 건 오히려 아들이었다.

해양박물관부터 버킹엄 궁전, 윈저 성, 샤드, 해리포터 스튜디오까지 부지런하게도 돌아다녔던 12일간의 영국 여행.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앞에서 현준이가 처음 “아빠!”를 부르며 달려오던 날, 큐가든 잔디밭에 누워 온 가족이 함께 웃고 떠들던 순간, 셋이 함께한 모든 나날은 부부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Editor : Sung Ha Young
Photos : Sung Hyun Ju ( blog . naver . com / haha 88110)